소백 칼럼
특수고용노동자도 산재보험 적용될까
2026-08-12 · 손원일 공인노무사
한눈에 보기
택배 상하차를 하다 허리를 다친 기사, 배달 중 오토바이가 미끄러진 라이더, 손님 차를 몰다 사고를 당한 대리기사. 이분들이 상담에 오시면 첫 질문은 대체로 같습니다. "저는 4대보험 가입한 직원이 아닌데 산재가 되나요?"
특수고용노동자도 산재보험 적용될까? 택배·대리기사·배달기사
택배 상하차를 하다 허리를 다친 기사, 배달 중 오토바이가 미끄러진 라이더, 손님 차를 몰다 사고를 당한 대리기사. 이분들이 상담에 오시면 첫 질문은 대체로 같습니다. "저는 4대보험 가입한 직원이 아닌데 산재가 되나요?"
됩니다. 근로계약서가 없어도, 사업소득으로 3.3%를 떼고 대금을 받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이런 분들을 별도로 정의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노무제공자는 산재보험법상 근로자로 본다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노무제공자"라고 부릅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을 받는 경우는 "플랫폼 종사자"로 따로 정의돼 있습니다.
핵심은 제91조의16입니다. 노무제공자는 제5조 제2호의 근로자 정의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적용할 때 근로자로 봅니다. 그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도 산재보험 적용 사업으로 봅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다툼과 무관하게, 산재보험 안에서는 근로자와 같은 지위에 선다는 뜻입니다.
어떤 직종이 해당하나
시행령 제83조의5가 직종을 열거합니다.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직종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 한국표준직업분류상 택배원, 그 외 배달원
– 늘찬배달원, 즉 퀵서비스 기사
– 대리운전 기사(사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
– 가전제품 배송을 주로 하면서 설치와 시운전으로 작동상태를 확인하는 사람
–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화물차주
–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
– 학습지 방문강사, 골프장 캐디, 방문판매원,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 보험설계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 소프트웨어 기술자, 관광통역안내사, 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
열거된 직종에 해당하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적용됩니다. 목록에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근로자성 자체를 다투는 쪽으로 방향이 달라집니다.
2021년과 2023년, 두 번의 전환점
과거에는 두 개의 벽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적용제외 신청이었습니다. 본인이 원하면 산재보험 적용을 빼달라고 신청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는 사업주의 권유로 신청서를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1년 7월 1일부터 이 사유가 질병이나 부상, 임신·출산·육아로 인한 1개월 이상 휴업, 사업주 귀책사유에 따른 1개월 이상 휴업, 재난으로 인한 휴업으로 제한됐습니다. 실제로 일을 쉬는 경우가 아니면 빠져나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둘째는 전속성이었습니다. 주로 하나의 사업에 상시적으로 노무를 제공해야 적용된다는 요건이었습니다. 여러 업체 콜을 동시에 받는 배달이나 대리 일의 실제 모습과 맞지 않았고, 그래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이 오히려 제외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3년 7월 1일 시행으로 전속성 요건이 폐지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 종사자가 노무제공자로 재정의됐습니다. 지금은 A사 콜과 B사 콜을 번갈아 받아도 적용에 지장이 없습니다.
보험료는 누가 부담하나
보험료징수법 제48조의6에 따라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의 사업주는 당연히 보험가입자가 됩니다. 산재보험료는 사업주가 지급하는 보수액에 직종별 산재보험료율을 곱해 산정하고, 사업주와 노무제공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합니다. 다만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직종은 사업주가 전액 부담합니다.
이 절반 부담이 일반 근로자와 가장 다른 지점입니다. 근로자는 산재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사업주는 노무제공자 부담분을 보수에서 원천공제해 납부할 수 있고, 이때 공제계산서를 발급해야 합니다.
소득 확인이 어려워 고시 보수액을 쓰는 직종은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일을 못 하게 되면 사업주가 14일 이내에 공단에 신고해야 하고, 사업주가 하지 않으면 본인이 신고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은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급여 계산이 다르다
근로자는 평균임금으로 계산하지만 노무제공자는 평균보수로 계산합니다. 산정 사유가 생긴 날이 속한 달의 전전달 말일부터 이전 3개월 동안 받은 보수를 총일수로 나눕니다. 여기서 보수는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에서 비과세소득과 직종별 공제율에 따른 필요경비를 뺀 금액입니다.
중요한 것은 합산입니다. 재해가 난 사업뿐 아니라 같은 기간 다른 사업에서 받은 보수까지 모두 더합니다. 같은 기간에 근로자로 받은 임금이 있으면 그것도 합산합니다. 대리 일과 건설기계 일을 병행하던 분의 평균보수를 두 사업 소득을 더해 산정한 실무 사례가 그래서 나옵니다. 소득 확인이 어려운 직종은 고용노동부 고시 금액을 씁니다.
휴업급여가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최저 휴업급여 보장액도 따로 있습니다. 산정액이 이 금액보다 적으면 보장액을 지급합니다.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종류는 근로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치료비인 요양급여, 일하지 못한 기간의 휴업급여, 후유증이 남았을 때의 장해급여, 사망한 경우의 유족급여와 장례비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요양 중 취업하면 부분휴업급여를 받을 수 있고, 이때도 최저 휴업급여 보장액에서 그날 받은 보수를 뺀 금액을 지급받는 구조가 마련돼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출퇴근 재해입니다. 출퇴근 경로와 방법이 일정하지 않은 직종으로 대통령령이 정한 경우에는 출퇴근 재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동 자체가 업무인 직종은 업무상 사고로 판단해야 하므로, 재해 순간이 콜 수행 중이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신청 절차
절차 자체는 근로자와 같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서를 내고, 재해 경위와 상병 진단서를 붙입니다. 여기에 노무제공자라면 직종과 보수를 확인할 자료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배차 기록, 앱 운행 내역, 대금 지급 내역, 위탁계약서 같은 것들입니다.
평균보수는 공단에 신고된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실제 소득보다 낮게 신고돼 있으면 급여도 낮게 나옵니다. 이 경우 평균보수 정정을 신청할 수 있고, 정정으로 더 받을 급여가 생기면 차액을 지급받습니다.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로 다툴 수 있습니다.
청구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하고, 장해급여와 유족급여, 장례비는 5년입니다. 다쳤을 당시에는 회사와의 관계를 생각해 신청을 미루다가 시간이 흐른 뒤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기한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대개 세 가지입니다. 열거된 직종에 해당하는지, 재해 당시 노무제공 중이었는지, 평균보수 산정에 빠진 소득이 없는지입니다. 앱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챙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산재 신청을 준비하면서 직종 해당 여부나 평균보수 산정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시면 소백 노동법률사무소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02-2138-3040으로 연락하시면 기록을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