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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폐증 산재, 한 번 판정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2026-08-11 · 손원일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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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은 그날의 상태를 찍은 사진입니다 진폐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예전에 검사받았는데 등급이 안 나왔다"입니다. 그 다음이 "13급 받고 끝난 줄 알았다"입니다. 두 경우 모두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진폐는 폐에 쌓인 분진이 만든 섬유증식성 변화이고, 원인이 되는 작업을 그만둔 뒤에도 병변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진폐 판정은 완치 여부를 가리는…

판정은 그날의 상태를 찍은 사진입니다

진폐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예전에 검사받았는데 등급이 안 나왔다"입니다. 그 다음이 "13급 받고 끝난 줄 알았다"입니다.

두 경우 모두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진폐는 폐에 쌓인 분진이 만든 섬유증식성 변화이고, 원인이 되는 작업을 그만둔 뒤에도 병변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진폐 판정은 완치 여부를 가리는 절차가 아니라 그 시점의 병형과 심폐기능을 기록하는 절차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지나 상태가 달라지면 판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도 그 전제 위에 설계돼 있습니다. 산재보험법 제91조의5 제2항은 요양급여 등의 지급 또는 부지급 결정을 받은 사람이 진단이 종료된 날부터 1년이 지나거나 요양이 종결되는 때에 다시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부지급 결정이 최종 결론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등급은 두 개의 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정해집니다

진폐 등급이 헷갈리는 이유는 축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행령 별표 11의2는 병형과 심폐기능을 따로 재고, 그 조합으로 등급을 정합니다.

병형은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국제노동기구의 진폐 방사선영상 국제분류법에 따라 판독해 나눕니다. 0/1은 의증, 1/0과 1/1과 1/2는 제1형, 2/1과 2/2와 2/3은 제2형, 3/2와 3/3과 3/+는 제3형이고, 대음영이 있다고 인정되면 A와 B와 C를 묶어 제4형입니다.

심폐기능은 폐기능검사로 봅니다. 노력성폐활량 또는 일초량이 정상 예측치의 45% 미만이면 고도 장해(F3), 45% 이상 55% 미만이면 중등도 장해(F2), 55% 이상 70% 미만이면 경도 장해(F1), 70% 이상 80% 미만이면 경미한 장해(F1/2)입니다. 일초량으로 판단할 때는 노력성폐활량의 70%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두 축을 겹치면 이렇게 됩니다.

등급기준
제1급병형 제1형 이상이면서 심폐기능 고도 장해
제3급병형 제1형 이상이면서 심폐기능 중등도 장해
제5급병형 제4형이면서 심폐기능 경도 장해
제7급병형 제1형·제2형·제3형이면서 심폐기능 경도 장해
제9급병형 제3형·제4형이면서 심폐기능 경미한 장해
제11급병형 제1형·제2형이면서 심폐기능 경미한 장해, 또는 병형 제2형·제3형·제4형
제13급병형 제1형

여기서 읽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제1급과 제3급은 병형 조건이 "제1형 이상"으로 같습니다. 엑스선상 진행이 거의 없어도 폐기능이 떨어지면 등급이 크게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병형이 제1형에서 멈춰 있다는 이유로 재청구를 포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확인해야 할 것은 오히려 폐기능 수치 쪽인 경우가 많습니다.

합병증 등으로 심폐기능을 재기 어려운 경우에는 별표 11의3에 따라 병형만으로 등급을 정합니다. 제4형 B 또는 C는 제5급, 제3형이나 제4형 A는 제7급, 제2형은 제11급, 제1형은 제13급입니다.

다시 청구할 수 있는 시점

원칙은 진단 종료일부터 1년입니다. 다만 건강진단기관에서 합병증이나 심폐기능의 고도장해 등으로 응급진단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내면 1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숨이 눈에 띄게 가빠졌거나 입원 치료를 받았다면 주치의 소견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등급이 바뀌면 돈이 언제부터 달라지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법 제91조의3 제3항은 변경된 날이 속한 달의 다음 달부터 기초연금과 변경된 등급의 진폐장해연금을 합산해 지급하도록 합니다.

연금 구조를 알아야 실익이 보입니다

진폐근로자에게는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과 장해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진폐보상연금을 지급합니다. 진폐보상연금은 기초연금과 진폐장해연금을 더한 금액입니다.

기초연금은 최저임금액의 100분의 60에 365를 곱해 산정합니다. 등급과 무관하게 정해지고 최저임금이 오르면 함께 오릅니다.

진폐장해연금은 법 별표 6이 정한 일수에 평균임금을 곱합니다. 제1급과 제3급이 132일분, 제5급과 제7급이 72일분, 제9급과 제11급과 제13급이 24일분입니다. 월로 환산하면 각각 11일분, 6일분, 2일분입니다.

이 표를 실제 판단에 쓰려면 구간을 봐야 합니다. 등급이 올라가도 같은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진폐장해연금 일수는 그대로입니다. 제13급에서 제11급으로 올라가도 24일분은 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제11급에서 제9급은 숫자상 두 계단이지만 역시 같은 24일분 구간입니다. 금액이 실제로 뛰는 지점은 24일분에서 72일분으로, 72일분에서 132일분으로 넘어가는 경계입니다.

과거에 일시금을 받은 경우에는 계산이 한 겹 더 있습니다. 변경된 등급의 연금 일수에서 종전 등급의 일수를 빼고 남는 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대법원 2017두59208 판결은 제3급으로 일시금을 받은 뒤 제11급으로 낮아진 사안에서, 24일에서 132일을 공제하면 남는 일수가 없어 더 지급할 진폐장해연금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등급이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평균임금이 따로 계산됩니다

일반 산재와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법 제36조 제6항과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1호는 진폐의 경우 해당 직업병이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고시하는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삼도록 합니다. 이것이 진폐고시임금입니다.

퇴직한 지 오래돼 임금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도 보상 산정이 막히지 않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연도별로 고시되며 2024년 140,752원 23전, 2025년 143,407원 15전, 2026년 149,055원입니다. 2026년 금액은 고용노동부고시 제2025-88호(2025. 12. 31. 고시)에 따른 것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제6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가 근거입니다.

여기에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진폐고시임금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과 비교해 더 많은 금액을 적용해야 합니다. 퇴직자라면 퇴직일 기준 평균임금을 진단일까지 증감한 값과 고시임금을 나란히 놓고 따져봐야 합니다.

요양이 필요한 상태인지는 별도 기준으로 봅니다

등급과 요양은 다른 문제입니다. 별표 11의2는 병형이 제1형 이상이면서 활동성 폐결핵, 감염에 의한 흉막염,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기흉, 폐기종(심폐기능이 경도장해 이상인 경우), 폐성심, 비정형 미코박테리아 감염 중 하나가 확인되면 요양대상으로 인정합니다. 고도의 심폐기능장해가 확인된 경우, 병형 제4형이면서 대음영 면적 합계가 오른쪽 폐 위쪽 2분의 1을 넘는 경우, 광업 분진작업 종사경력이 있는 진폐근로자에게 원발성 폐암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병형이 의증(0/1)에 그쳐도 활동성 폐결핵이 합병되면 요양급여와 간병급여 대상이 됩니다. 등급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요양 자체가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 후에 신청해도 됩니다

법 제91조의5 제1항은 청구권자를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로 적고 있습니다. 현재 그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없습니다. 분진작업을 떠난 뒤 수십 년이 지나 진단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고, 제도 자체가 그 상황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업장이 이미 폐업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본 진폐고시임금이 그 공백을 메웁니다.

다만 진폐보상연금과 진폐유족연금을 받을 권리는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사망한 뒤에도 남는 절차가 있습니다

진폐근로자가 진폐로 사망하면 유족에게 진폐유족연금을 지급합니다. 금액은 사망 당시 지급하고 있거나 지급하기로 결정된 진폐보상연금과 같습니다. 다만 유족보상연금을 초과할 수는 없습니다.

생전에 진단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 제91조의4 제3항은 진폐 진단을 받지 않은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인 진폐로 사망한 경우, 기초연금과 제91조의8 제3항에 따라 결정되는 등급별 진폐장해연금을 합산해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정리하면

진폐는 한 번의 판정으로 닫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부지급 결정을 받았다면 진단 종료일부터 1년이 지났는지 확인하고, 등급을 받았다면 그 뒤로 폐기능 수치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십시오. 병형이 그대로여도 등급이 움직일 수 있고, 반대로 등급이 올라가도 연금 구간이 같으면 금액은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과거 판정 자료와 최근 검사 결과를 나란히 놓고 보면 재청구의 실익이 있는지 대체로 판단이 섭니다. 진폐 정밀진단 결과지와 결정통지서를 챙겨 확인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소백 노동법률사무소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23길 21, 103호

02-2138-3040

작성 및 검토
이 글은 손원일 공인노무사가 작성하고 검토했습니다. 산업재해 보상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종 검토일 2026년 9월 13일
소백 노동법률사무소 · 사업자등록번호 483-76-00423 ·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23길 21, 103호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손원일 공인노무사 · 27기 · 등록번호 제5252호

前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 사내노무사, 국민건강보험공단 감사실 외부전문가.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 석사. 산재보상(산재보험법) 강사, 서울시소방재난본부 공사상 소방공무원 권리구제 법률자문단 위원. 직업병 산재를 주력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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