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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불승인, 끝이 아니다: 불승인 뒤에 남는 다툼의 자리

2026-08-05 · 손원일 공인노무사

한눈에 보기

며칠 전 한겨레가 근로복지공단의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를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저는 그 기사에서 한 줄에 한참 눈이 머물렀습니다. 공단이 행정소송에서 진 비율이 23%까지 올랐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산재를 다루는 노무사에게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불승인 통지서 한 장 앞에서 무너졌던 분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한겨레가 근로복지공단의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를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저는 그 기사에서 한 줄에 한참 눈이 머물렀습니다. 공단이 행정소송에서 진 비율이 23%까지 올랐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산재를 다루는 노무사에게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불승인 통지서 한 장 앞에서 무너졌던 분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담에서 “이제 끝난 거죠?”라고 묻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몇 달을 기다려 받은 결정문에 “업무와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문장이 적혀 있으면, 대부분 그 문장을 사형선고처럼 읽습니다. 그러나 노무사로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불승인은 닫힌 문이 아니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출발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산재 신청 서류를 정리하는 모습

23%라는 숫자가 진짜로 말하는 것

보고서를 숫자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5년 공단 행정소송 패소율은 23%로, 2020년 13.1%에서 5년 만에 9.9%포인트 올랐습니다. 2024년 18.7%를 거쳐 다시 상승했습니다. 행정소송 5,332건 가운데 산재보험 급여 관련이 5,149건으로 96.6%를 차지했고, 그중 업무상 질병 사건이 3,919건이었습니다.

아래 수치는 근로복지공단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를 한겨레가 보도한 내용에서 옮긴 것입니다.

항목수치의미
2025 공단 행정소송 패소율23%공단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비율(불승인 취소율과는 별개)
산재보험 급여 관련 소송5,149건 / 5,332건행정소송 대부분이 산재보험 급여 사건
업무상 질병 소송3,919건질병의 업무관련성이 핵심 쟁점
패소 사유 중 법령 해석 차이50.2%공단 기준과 법원 기준의 간극
1심 패소 후 항소심 원심취소율6%첫 재판 준비의 중요성
표 1. 한겨레 2026.6.9 보도, 근로복지공단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

다만 이 수치는 전체 통계일 뿐, 어느 한 사건의 승인이나 승소 가능성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사건마다 질병명, 작업력, 노출자료, 의무기록, 감정 결과가 다르고 결론도 그에 따라 달라집니다. 통계는 방향을 보여줄 뿐, 개별 사건의 답이 되지는 못합니다.

불승인 뒤에 남는 다툼의 자리

보고서에서 제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패소 사유였습니다. 공단이 진 이유의 50.2%가 ‘법령 해석에 관한 견해 차이’였습니다. 패소 사유 가운데 법령 해석 견해 차이가 50.2%를 차지했습니다(동 보고서). 자료 부족만이 아니라 같은 사실에 대한 법 해석 차이도 결과를 가르는 요인이라는 뜻입니다. 그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지점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입니다.

공단 단계에서도 법원 단계에서도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합니다. 다만 제출되는 자료의 종류와 심리 방식이 달라 같은 사실이 다르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반면 법원은 산재보험이 사회보장 제도라는 성격을 함께 봅니다. 의학이 단정적으로 확언하지 못하더라도, 근로자의 작업 환경과 노출 이력, 발병 경위를 종합해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되면 인과관계를 인정해 왔습니다. 의학적으로 완전한 증명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불승인 다음의 두 갈래, 누가 무엇을 맡는가

불승인 뒤 절차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행정심판 성격의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입니다. 이 단계는 공인노무사가 직접 대리해 의견서와 보강 자료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다투어야 할 때의 행정소송입니다. 행정소송은 변호사의 영역이라, 저희 소백 노동법률사무소는 소송이 필요한 사건을 소백 법률사무소(변호사)와 연계해 신청 단계의 입증 설계가 법정까지 끊기지 않게 잇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쓰는 ‘규범적 인과’의 언어가 소송 단계에서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신청서와 심사 단계에서부터 같은 틀로 쌓아 두어야, 나중에 소송으로 넘어가도 그 자료가 그대로 힘을 발휘합니다.

불승인을 다시 여는 여섯 단계

  1. 불승인 사유서를 한 문장 단위로 해부합니다. 공단이 어느 요건에서, 어떤 자문의 소견을 근거로 막았는지 특정해야 다툴 지점이 보입니다.
  2. 작업력과 노출력을 숫자로 만듭니다. 근무 기간, 하루 작업 시간, 교대와 야간 빈도, 취급 물질의 농도와 노출 횟수를 표로 정리합니다.
  3. 의무기록을 발병 전후로 확보합니다. 기왕증이 있으면 업무와 상병 사이의 연결이 약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왕증이 있어도 업무가 자연경과 이상으로 병을 악화시켰다는 논증은 가능합니다.
  4. 동료 진술을 확보합니다. 작업 환경은 본인 진술 외에 객관적 자료를 함께 갖추면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같은 공정에서 일한 사람의 진술이 사실관계를 떠받칩니다.
  5. 감정 전략을 신청 단계부터 설계합니다. 소송에서의 신체감정과 진료기록감정은 공단 자문의와 다른 의학적 시각을 열 수 있으므로, 그 가능성을 미리 염두에 둡니다.
  6. 법령과 판례로 틀을 세웁니다. 입증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자연과학적으로 완전한 증명까지 요구되지는 않는다는 법리를 사건에 맞춰 적용합니다.

23%는 차가운 숫자입니다. 그러나 의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해서 법이 언제나 같은 답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승인 통지서를 받은 그 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절망이 아니라 남은 절차의 기한과 다툴 지점을 차분히 확인하는 일입니다. 현장에 남아 있는 기록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 증거를 법의 언어로 옮기는 일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참고법령

  • 2025년 공단 행정소송 패소율 23%(2020년 13.1%, 2024년 18.7%), 출처: 한겨레 2026.6.9 단독 보도, 근로복지공단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
  • 행정소송 5,332건 중 산재보험 급여 5,149건(96.6%), 업무상 질병 3,919건, 출처: 동 보고서.
  • 패소 사유 중 법령 해석 견해 차이 50.2%, 항소심 원심취소율 6%, 출처: 동 보고서.
  • 상당인과관계 판단 근거 조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이 글은 일반적인 노무·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승인이나 승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구체적 판단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소백 노동법률사무소 · 손원일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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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산재 불승인을 받으면 끝인가요?

아닙니다. 심사청구·재심사청구·재심사청구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산재 불승인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심사청구를 합니다.

Q. 심사청구는 어디에 내나요?

처분을 한 근로복지공단 지사에 냅니다. 지사가 접수해 본부 심사위원회로 올립니다.

Q. 불승인 사유가 ‘상당인과관계 부족’이면 무엇을 보강하나요?

작업 환경과 노출 정도를 객관적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작업일지·동료 진술·측정 기록 등이 자료가 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로 개별 사안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으며,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보장하지 않습니다.

원문 확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법제처) · 근로복지공단

작성 및 검토
이 글은 손원일 공인노무사가 작성하고 검토했습니다. 산업재해 보상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종 검토일 2026년 9월 13일
소백 노동법률사무소 · 사업자등록번호 483-76-00423 ·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23길 21, 103호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손원일 공인노무사 · 27기 · 등록번호 제5252호

前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 사내노무사, 국민건강보험공단 감사실 외부전문가.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 석사. 산재보상(산재보험법) 강사, 서울시소방재난본부 공사상 소방공무원 권리구제 법률자문단 위원. 직업병 산재를 주력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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