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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처리에서 산재로 전환, 이미 합의했어도 가능할까

2026-08-11 · 손원일 공인노무사

한눈에 보기

일하다 다쳤는데 회사가 산재로 처리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비는 회사가 대주고 쉬는 동안 급여도 챙겨줄 테니 공단에 신청하지 말자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공상처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각서나 합의서에 서명한 뒤, 시간이 지나 치료가 길어지거나 후유증이 남으면서 뒤늦게 산재를 알아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묻는 질문도 같습니다.

일하다 다쳤는데 회사가 산재로 처리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비는 회사가 대주고 쉬는 동안 급여도 챙겨줄 테니 공단에 신청하지 말자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공상처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각서나 합의서에 서명한 뒤, 시간이 지나 치료가 길어지거나 후유증이 남으면서 뒤늦게 산재를 알아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묻는 질문도 같습니다. 이미 합의했는데 지금 산재 신청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합의서에 서명했어도 신청권 자체는 남습니다

공상 합의서는 회사와 근로자 사이의 사적 약정입니다. 반면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권리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법률에 따라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두 관계의 상대방이 다르고 근거도 다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8조는 이 권리를 따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퇴직하여도 소멸되지 않고, 양도하거나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습니다. 근로자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도록 법이 묶어 둔 권리라는 뜻입니다. 처분이 제한된 권리를 사전에 포기하는 내용의 약정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어떤 효력을 갖든, 그것만으로 공단에 대한 신청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절차 규정도 같은 방향입니다. 같은 법 제41조 제1항은 요양급여를 받으려는 사람이 소속 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등을 적은 서류를 첨부해 공단에 신청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청 주체는 재해를 입은 근로자이고, 사업주의 동의가 신청의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확인을 거부하더라도 그 사정을 기재해 신청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과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공상으로 처리된 사건은 재해 당시 기록이 얇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인정 여부는 결국 자료로 판가름 납니다.

기한은 3년, 다만 한꺼번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같은 법 제112조 제1항은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장해급여, 유족급여, 장례비, 진폐보상연금, 진폐유족연금은 5년입니다.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는 3년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는 치료를 받은 날, 취업하지 못한 날에 따라 급여 청구권이 나뉘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재해일로부터 3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전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효가 완성된 기간분만 빠지고 남은 기간분은 그대로 살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해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상담조차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시효를 멈추는 방법도 규정되어 있습니다. 같은 법 제113조는 소멸시효가 급여 청구로 중단된다고 정하면서, 그 청구가 업무상의 재해 여부 판단이 필요한 최초의 청구인 경우에는 중단의 효력이 다른 보험급여에도 미친다고 합니다. 요양급여를 먼저 신청해 두면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쪽 시효 진행도 함께 멈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자료가 빠짐없이 정리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신청을 먼저 접수하는 편이 유리한 국면이 생깁니다.

소급해서 받을 수 있는 것

요양급여는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요양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요양을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법 제40조 제2항). 공상처리 기간에 일반 진료로 치료를 받고 본인이나 회사가 비용을 부담한 상황이라면, 이 요양비 항목으로 정산을 다투게 됩니다. 다만 부상이나 질병이 3일 이내의 요양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경우에는 요양급여가 지급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3항).

휴업급여는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1일당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급되고,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3일 이내이면 지급되지 않습니다(법 제52조). 회사가 공상 기간에 임금 일부만 지급했거나 무급으로 처리했다면 그 기간이 청구 대상이 됩니다. 이때 평균임금을 어느 시점 기준으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크게 벌어지므로, 재해 발생일과 임금 자료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치료가 끝난 뒤 장해가 남았다면 장해급여를 별도로 청구합니다. 공상처리에서는 이 부분이 통째로 빠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미 받은 돈은 어떻게 정리되나

가장 많이 걱정하는 지점입니다. 법 제80조 제3항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공단은 그 금품을 환산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1항과 제2항은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받으면 사업주의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 책임과 그 금액 한도의 민사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규정합니다.

정리하면 같은 항목을 두 번 받는 구조는 차단되어 있습니다. 회사가 이미 치료비를 부담했다면 그 부분은 조정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공상 명목으로 받은 돈이 산재보험 급여에 대응하지 않는 성격이라면 조정 범위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합의 당시 어떤 명목으로 얼마를 받았는지, 영수증과 이체 내역으로 항목을 특정해 두는 작업이 전환의 출발점이 됩니다. 명목이 뭉뚱그려져 있으면 조정 범위를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실무 순서

첫째, 진료기록을 먼저 확보합니다. 최초 내원 기록, 초진 차트, 영상자료, 처방 내역을 모두 받아 둡니다. 공상 사건에서 자주 발목을 잡는 것은 초진 기록의 발병 경위란입니다. 회사 눈치를 보다 업무와 무관한 것처럼 기재된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 뒤에 어떤 자료를 붙여도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기록을 먼저 확인해야 전략이 정해집니다.

둘째, 재해경위서를 작성합니다. 언제 어떤 작업을 하다 어떤 자세와 힘으로 다쳤는지, 사고 직후 누구에게 알렸고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로 적습니다. 목격자 진술, 작업일지, 출퇴근 기록, 메신저 대화처럼 당시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붙입니다. 공상으로 처리했다는 사실 자체도 감출 필요가 없습니다. 회사가 산재 신청 대신 치료비를 부담했다는 정황은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요양급여를 신청합니다. 소급 기간과 상병명을 정리해 신청서에 반영하고, 시효가 임박했다면 접수를 서두릅니다. 이후 휴업급여를 청구하면서 평균임금 산정 자료를 제출합니다. 회사가 사업주 확인을 거부해도 그 사정을 적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리

공상 합의서가 산재 신청을 봉쇄하지는 않습니다.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법이 처분을 제한해 둔 권리이고, 신청은 근로자가 공단에 하는 절차입니다. 관건은 두 가지입니다. 시효가 남은 기간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 그리고 공상 기간에 얇아진 기록을 재해경위와 의학적 자료로 다시 채우는 것입니다. 이미 받은 돈은 항목별로 조정되므로, 합의 내역을 숨기기보다 명목을 특정해 정리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유리합니다.

공상처리된 사건의 산재 전환과 소급 청구 검토가 필요하시면 소백 노동법률사무소(02-2138-3040)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성 및 검토
이 글은 손원일 공인노무사가 작성하고 검토했습니다. 산업재해 보상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종 검토일 2026년 8월 31일
소백 노동법률사무소 · 사업자등록번호 483-76-00423 ·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23길 21, 103호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손원일 공인노무사 · 27기 · 등록번호 제5252호

前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 사내노무사, 국민건강보험공단 감사실 외부전문가.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 석사. 산재보상(산재보험법) 강사, 서울시소방재난본부 공사상 소방공무원 권리구제 법률자문단 위원. 직업병 산재를 주력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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